작가검색

작품이미지

한상돈 韓相敦Han SangDon

1908 ~ 2003

한국

서양화

작가약력

  • 부산에서 활동한 서양화가.

작가 소개

한상돈은 1908년에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났다. 원산에서 양조장과 농장을 경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원산으로 간 뒤 25세에 일본미술학교 회화과에 입학하여 29세에 졸업하였다. 졸업 후 원산에서 생활하였으며, 일본인 부인을 두었고 당시 이중섭(李仲燮)과 알고 지냈다. 6·25 전쟁 때 부산으로 와서 일생을 마친 피난 세대의 작가로, 해방과 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그대로 살다간 작가이다.
1934년부터 1935년까지 조선 미술 전람회에서 2년 연속 입선한 것을 비롯해, 1930년대 춘양회전·백일회전 등 공모전에서 입상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8·15 광복 이후 북한의 문화 정책으로 이중섭과 함께 평안북도 신천에 가서 노동자 휴양지를 스케치해서 완성하기도 하고, 한묵(韓默)과 함께 강원도 금강산을 그리기도 하였다.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12월에 월남한 한상돈은 1953년부터 1973년까지 조선방직에서 근무한 뒤 부산대학교 및 동아대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하다가 화실을 열어 창작 활동과 미술 애호가의 저변 확대에 노력을 기울였다. 한상돈은 부산에서 일요화가회 등 사생을 중심으로 하는 풍경화풍의 형성에 많은 역할을 하였다. 주로 부산 근교의 자연을 실경으로 담은 화폭에는 나이프로 두꺼운 질감을 조각처럼 쌓아올린 전각적 필선이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자연에 대한 애정, 섬세한 관찰, 기운이 생동 하는 묘사력, 형상물의 중후한 볼륨감, 뛰어난 색채미 등 자연과 인간의 숨결이 공존하는 그림들은 따뜻하기 그지없었다.
장인영[전 부산여자대학교 교수]은 “1908년생인 선생은 동양의 후기 인상파의 마지막 상징적 존재였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1976년 작품인 「부산항」은 여러 개의 수평선을 병치한 수평 구도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그림에는 황혼의 풍경이 담겨 있었는데, 부산 적기 쪽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잡은 구성이었다. 굵은 선묘와 단순하고 차분한 색상으로 부산항 부두의 낙조를 잡아내었다. 부두라는 혼잡스럽고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이 아니라 정박한 배와 황혼의 색상이 어우러진 어느 순간을 담아낸 것 같았다. 그러나 곤고한 삶의 일상에도 건조한 풍경에 대한 묘사에만 기울어진 작품이 아니라 이 둘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있었다. 풍경을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에서 풍경과 심리적 상태 어느 곳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은 균형 있는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한상돈이 표현하는 중성적인 이미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한상돈은 1995년 ‘미수전[88세전]’, 2000년 ‘망백수전[91세전]’ 등 말년까지도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였다. 1950년대부터 원산·수원·서울·부산 등지에서 10차례의 개인전을 가졌고, 영호남 작가 초대전, 부산 미술 50년전 등 크고 작은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1975년에 부산 미술 전람회 심사위원장 등을 지냈고, 부산시 문화상, 문화체육부 장관 표창 등을 수상하였다. 90세를 넘긴 나이에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여온 한상돈은 ‘한국 현대 미술사의 살아있는 증거’였다. 끊임없이 야외 사생회를 다니면서 그림에 매달린 한상돈은 ‘미술의 영원한 터미널은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구상 회화’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추구해 왔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무엇보다 한상돈의 인간적 면모가 사람들을 사로잡았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작고하기 전까지 한 번도 붓을 꺾은 적이 없었고 제자들에 대한 배려와 가르침에도 소홀함이 없었다고 한다. 동백회 시작 때부터 가르침을 줄곧 받아왔다는 화가 이복필은 “연세를 뛰어넘는 활력과 겸손함, 제자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사생하시던 모습이 유달리 기억에 남는다.”고 전하고 있다. 공모전 등에서 입상한 제자가 스승에게 보상을 하던 숨은 관습을 거부하고 제자들로부터 사례금 한 푼 받지 않았던 한상돈의 청렴함이 더 많은 제자들을 키우지 못한 역설을 낳았지만, 아마추어 작가에서부터 전업 작가, 교수에 이르기까지 그가 올곧게 보듬어 낸 제자 40~50명은 현재 부산 화단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대표 작품으로 「방직여공」[1954]·「채석장」[1956]·「적기」[1956]·「송정풍경」[1975]·「부산항」[1976]·「남해시장」[1981] 등이 있다. 부산시 문화상과 문화체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출처/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작가의 경매 작품

제65회 여름경매